) 시♡은의 일기
지난 어린이날, kbs에서 방송하는 특집 다큐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제목은 '특집 책 읽는 대한민국, 읽기혁명'(제1편 한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제2편 읽지 못하는 시대)
늦은시간이었지만 시은세맘과 2편까지 다 보게 되었다.
방송의 내용은 제목처럼 아이든 어른이든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핀란드와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책읽기를 국가 정책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독서가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개인적 견해로는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한살 아기들에게 책을 읽히란다. 우리 아이들도 책을 일찍부터 읽혀주긴 했지만 알아 듣지도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그램에서는 생후 8개월에서 12개월을 '결정적 시기'라고 표현했다. 이 결정적 시기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뇌가 엄청나게 발달을 한다고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절대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냥 책을 읽을 때와 만화, 동영상, 게임 할때의 뇌활동을 관찰했더니 그냥 책을 읽을 때가 가장 왕성했다. 독서는 각자의 생각으로 책을 읽기 때문에 상상력이 증대되지만 나머지 것들은 뇌활동이 그렇게 왕성하지 못했다.
황순원의 '소나기'를 가지고 한 무리에게는 책을 읽게 하고 다른 무리에게는 영화를 보여 주었다. 그런후 책의 내용 중 한 부분을 제시하여 그림으로 그리게 했더니 책을 본 무리들은 각자가 생각한대로 다양한 그림을 그렸고 영화를 본 무리들은 모두 비슷한 그림을 그렸다. 곰곰히 생각해야 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독서를 시킬때 엄마의 욕심으로 지나치게 많은 책을 읽게 하면 도리어 아이의 뇌를 망친다는 내용도 나온다. 가혹한 조기교육을 꼬집는 내용인 것 같긴 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4살짜리 아이가 있는 한 가정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온방에 책이 빼곡히...한눈에 봐도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는 부모의 노력이 엿보였다. 근데 유명한 아동학 박사에게 다양한 테스트를 받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찍부터 책을 읽어서 인지능력이 좋긴한데 아이가 부모에게 잘 보이려고 책을 읽는다는 말을 듣는다. 부모들이 의도적으로 책 읽는 환경들을 많이 만들어 준 것 같은데... 방송에는 나오지는 않지만 부모들이 왠지 언짢아 하는 분위기...
이 가정의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편집되고 '장난감을 많이 사줘야겠네요'라는 엄마의 말로 마무리 된다.
그 박사님이 장난감을 많이 사주라고 했나보다.
좀 그렇다. 그게 답일까? 물론 극성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에게 과도한 독서를 시키는 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장난감으로 끝이 나다니...씁쓸...
그부분에 연구를 많이 한 전문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어렵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핀란드라는 나라가 참 부럽다. 국가 시스템적으로 독서가 잘 정착되어 있었고 실제로 부모들이 국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었다. 시스템은 되어 있지 않고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흘러가는 우리나라의 현주소가 정말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시은이의 독서를 돌아보게 되었다.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시은이는 제가 알아서 책을 보기 때문에 터치를 많이 하지 않는다.
가끔씩 밤늦은 시간에도 읽으려고 해서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지만 되도록이면 시은이가 읽고 싶은대로 하게 한다.
시은이의 독서를 위해 우리가 해주는 일은 새로운 책을 꾸준히 사주는 것이다.
좋은 책들은 새책을 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름다운 가게나 알라딘 중고샵을 많이 애용한다.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이다. 이것도 씁쓸...ㅋㅋㅋ
아무튼, 시은이에게 책을 사주면 아깝지가 않다. 질리도록 보기 때문이다.
가끔씩 그런 생각도 해본다. 집이 온통 도서관이었으면 하는...시은이가 무척 행복해 할 것 같다.
은세도 자주 책을 가지고 논다. 책을 좀 험하게 보는 편이라 찢어진 책 붙이느라 바쁘지만 책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게 해야 할 것 같다.
근데 요즘 시은이의 독서에도 변화가 생겼다. 학습만화의 비중이 좀 늘어났다.
집에 있는 책들을 돌아가면서 읽기는 하는데 요즘 가만히 지켜보니 학습만화의 비중이 많아졌다.
와이시리즈, 그리스로마신화, 퀴즈과학상식 등...
너무 좋아해서 어떻게 할수는 없지만 가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에서 실험적으로도 나왔듯이 만화가 책보다는 좋지않다는 생각...만화에 대한 선입견일수도 있겠다.
근데 너무 좋아하니 안 사줄수가 없었다. 와이시리즈는 박선정 사모님께 몇권을 선물 받았고 그리스 로마신화는 중고로 거의 다 사서 모았다. 이제 지겨울 때도 되었는데 막무가내로 읽는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아는 것이 많아지긴 했다.
처음에는 시은이가 읽는데로 지켜보다가 요즘은 너무 많이 읽는것 같아 학습만화와 책의 비율을 맞추어 주려고 한다. 그렇다고 학습만화가 그리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학습만화로 동기부여를 하고 더 깊은 지식으로 이어지게 해준다면 괜찮을것 같다. 물론 아이들의 첫독서를 만화로 시작하는 것은 그리 권장할만한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글씨가 많은 일반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는 것... 해리포터 시리즈를 조금씩 읽어가고 있다.
책읽기,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아닐까?
제목대로 책읽기는 혁명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