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시은이가 태어난 후,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꾸준한 관리는 못했지만 사진은 계속해서 올린 것 같다.
오늘 문득,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은이 사진만 해도 1000장은 훨씬 넘어갈듯...ㅋㅋㅋ
올리지 않고 컴퓨터에 넣어둔 사진과 합친다면 정말 엄첨난 양이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어준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사실, 사진을 찍는 일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엄청 귀찮은 일중 하나이다.
지금은 카메라가 나의 일상적인 소지품이 되었지만...
무거운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어주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어 준게 너무 잘한 일인 것 같다.
시은이는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항상 사진을 뒤적거린다.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거의 다 기억해 낸다.
시은이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어릴적 사진들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네가 어렸을 때 이러이러 했다고 말해주면 너무나 좋아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꾸 잊혀져 가는 것들이 많은데 이렇게 가끔씩 사진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옛날 기억들을 떠올리며 미소지어 보는 것... 사진 보는 재미는 아주 유쾌한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요즘 은세도 사진을 너무 좋아한다.
자기 사진이 나오면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한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은세...
물론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ㅋㅋㅋ
사진이라는게 참 매력이 있다.
난 원래 캠코더를 만지는 직업이라 사진을 정식으로 배우지는 않았다.
영상과 사진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각각의 매력이 따로 있다.
영상은 시간의 경과를 찍지만 사진은 순간을 찍는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하는게 아니라 좋은 사진을 만든다. ㅋㅋㅋ
사진의 매력중 하나는 똑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도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장비도 중요하다. 좋은 렌즈와 비싼 바디가 있으면 그만큼 좋은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런데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느껴지는 것은 장비보다 더 중요한게 감성이라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피사체를 바라보는가?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사진 속에 사랑이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찍으면 그 사진에는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다.
그리고 사진의 또 하나의 매력은 정직하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찍은대로 나온다. 거짓이 없다.
물론 뽀샵으로 좀 주무르면 전혀 다른 사진이 나오긴 하지만...ㅋㅋㅋ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많은 세월이 필요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필요하다.
내공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배우는게 많다.
이제 좀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야겠다.
시은아, 은세야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