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나이를 먹어가면서 보고 싶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간다.
오래전 고향을 떠나 이곳에서 살다 보니 더욱더 그렇다.
사람은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존재인것 같다.
요즘은 딸이 많이 보고싶다.
갑자기 생뚱맞은 야그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이 그렇다.
앞에서 말한 그리움과는 사뭇 다른 종류이긴 하지만....
아침에 잠든 모습만 보고 밖에 나왔을 때는 정말 많이 보고 싶다.
맨날 보는 딸래미지만 밖에 나오면 왜 그렇게 애틋하게 느껴지고 보고 싶은지...
어제, 어머니를 순천에 있는 병원에 모셔가야 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왔다.
연휴 뒷날이라서 그런지 오후 내내 병원 의자에 앉아서 기다려야 했다.
마냥 기다리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요즘은 좀 그렇다. 여러가지로 힘들다. 밑바닥을 헤메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딸 생각이 많이 났다. 딸과 통화를 하고 나서도 많이 보고싶었다.
책읽는 딸의 목소리도 듣고 싶고 내 품안에 안겨서 버둥대며 장난치는 모습도 보고 싶었다.
나도 이제 점점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가고 있는 모양이다.
밤 늦게 들어 왔는데 딸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한번 찐하게 안아주고 싶었는데...무지 아쉬웠다.
씻고 자려고 하는데 아내가 대뜸 그런다.
"딸래미는 보고 싶고 나는 안보고 싶었죠?"
옛날에는 어디 멀리 나가면 많이 보고 싶어진다고 그랬으면서 요즘은 아닌것 같다는 것이다.
"오늘 자주 전화 했잖아." 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요즘 내가 아내에게 그런 표현을 잘 안하나보다.
표현 안한다고 사랑이 변하나? 확인하고 싶은게 많은가 보다.
딸이 보고 싶듯 아내도 늘 보고 싶다.
믿어 줄지는 모르겠만...ㅋㅋㅋ
사실, 어제는 딸이 쬐끔 더 보고싶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