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아프카니스탄에 피랍된 19명의 사람들이 모두 석방되었다.
어제 일부 사람들이 풀려난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오자 시은이가 엄마랑 같이 뉴스를 봤는지 다가와서 한마디 했다.
"아빠, 너무 기뻐! 모두 풀려난데..."
그동안 TV에 아프칸 관련 뉴스가 나오면 시은이에게 조금씩 설명을 해 주곤 했다.
설명을 해주고 나면 뉴스에 나오는 탈레반을 보면서
" 아빠, 저 아저씨들 나쁘다."
설명을 해줘도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잡혀있다는 것은 인지를 하나보다.
시은이가 모두 풀려나서 기쁘다는 말을 했다.
시은이 엄마도 너무 감사하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물론 나도 기뻤다.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시은이나 시은이 엄마보다 내가 덜(?) 기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너무 무감각해졌나????
19명의 믿음의 동지들에게 갑자기 미안함이 느껴졌다.
그들처럼, 그들의 가족들처럼 동일한 마음으로 기뻐하지 못한 것 같아서...
불교 신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자기가 대신해서 잡혀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든데...(물론 그냥 한말이겠지만)
시은이는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정말 기뻐했다.
전체적인 상황들은 잘 모르겠지만 풀려났다니 그냥 기쁜가 보다.
사실,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악성 댓글들을 보았다.
인터넷 댓글이 대한민국 전체의 여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쳐도...
악성댓글을 초등학생들이 많이 단다고 쳐도....
이번에는 너무 참담했다.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평소 기독교 관련 기사들이 나면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사회의 모든 부분이 개방되었다.
교회의 좋지 못한 모습들도 여과없이 언론에 보도된다.
그런 기사가 나가면 정말 악의적인 글들이 너무나 많이 올라온다.
우리 사회가 기독교에 대해서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음을 많이 느낀다.
정말 이렇게 욕을 먹을만큼 한국교회가 잘못 가고 있는 것일까?
교계에서도 이 사건을 두고 입장이 분분하다.
공격적인 선교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들이 나를 너무 경직되게 했나보다.
이럴땐 그냥 기쁜 시은이가 부럽다.
그냥 기뻐하면 될 것을.....
내가 너무 못 누리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