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시은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가 '곰세마리'다.
요즘은 각종 동물들을 더 넣어 곰세마리 노래를 개사해서 부른다.
인터넷에서 나오는 걸 보고 재미있어 하더니 자주 부른다.
거기에서 압권은 뱀세마리다. ㅋㅋㅋ
그런데 이노래를 자주 부르면서 시은이에게는 굉장한 선입견이 생겨버렸다.
노래가 하나의 고정관념을 만들어 버렸다.
내가 TV를 본다든지 자려고 누워 있으면 시은이는 내 배 위 올라와서 노는 걸 즐긴다.
예전에는 살짝 살짝 뛰어 놀더니 이제는 장난이 아니다. 너무 과감해 졌다.
제자리 점프는 기본이고 의자 위에서 점프해서 내 배위에 떨어지기도 한다.
통통 할 때마다 배에 힘을 주어야 하는데 예고 없이 뛰어들면 정말 아프다.
이제 딸래미가 좀 커서 아빠한테 와 잘 놀아주니 월매나 좋은지...^^*
아빠한테 잘 안오던 딸래미가 내 배위서 놀아주니 너무 고맙긴 하지만 근데 이건 너무하다.
너무 아파서 딸에게 고통을 하소연했다.
아빠 : "시은아, 아빠 너무 아프잖아. 좀 살살해라."
시은 : "아빠~아빠곰은 뚱뚱하잖아~"
어이가 없다.
아빠 : "왜 엄마 한테는 안하는데?"
시은 : "엄마 곰은 날씬하잖아. 엄마는 배가 아파서 안돼~"
시은이의 논리를 정리해보자면
아빠곰은 뚱뚱하기 때문에 아빠 배위에서 아무리 뛰어도 아프지 않고
엄마곰은 날씬하기 때문에 엄마 배는 아프다는 것...
정말 대단한 편견이다.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이 원망스럽다. ^^*
사실 이런 노래는 아이들에게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모든 것에 딴지를 걸자면 안 걸리는게 있을소냐마는...
가사에 내용 그대로를 이해하는 아이들에게 자칫 아빠 엄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것 같다. 우리 시은이의 경우를 보니 아빠곰을 동물로 생각하기 보다는 아빠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아빠곰은 뚱뚱해야만 하고 엄마곰은 날씬해야만 하니...
날씬한 아빠, 뚱뚱한 엄마는 어떡하라고...
시은이가 더 자라면 모든 걸 이해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난처하다.
설명을 해주지만 지금 시은이의 고정관념은 바꿀수 없다.
내가 몸을 사리는 수 밖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어린아이들이 참 순수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아이들이 복잡하게 꼬여 있는 어른들의 세계를 경험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성경에는 어린아이에 대한 여러가지 말씀이 있다.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18:3~4)
어린 아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안으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면 나를 영접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함이니라(막9:36~37)
예수께서 그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 하시고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눅18:16~17)
대부분 어린아이를 말할 때 겸손을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아무것도 혼자 할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말씀에 어린아이와 같이 받든다는 것이 과연 뭘까?
어린아이의 겸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린아이의 순수함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이는...
아무 편견없이 독단없이 순수하게 예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 나라를 받드는 것...
편견과 순수는 반대의 개념같지만 시은이를 보니 또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시은이의 편견은 순수에서 비롯되었지만 나의 편견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ㅋㅋㅋ. 좀 순수하고 진실되게 살자
일상의 작은 일이지만 나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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