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시은아빠가 일 때문에 멀리 나주까지 갈 일이 생겼다. 처음엔 그냥 친정에 가 있을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시은이를 임신했을 땐 몸이 너무 안좋아서 친정나들이외엔 엄두도 못냈는데 둘째는 확실히 수월하다. 3시간 넘게 차를 타고 가야되는 곳도 동행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냥 따라가는 것을 재미없어 할 시은이를 위해 "아빠랑 함께 소풍가자~"고 얘기를 했더니 전날 밤 잠도 못자고 소풍을 기다린다~^^ 그래도 소풍이라 이름 붙인거니깐 간단하게 집에 있는 반찬에 밥해서 구석에 모셔뒀던 찬합도 꺼내서 담고 물이랑 커피도 얼리고 시은이 음료수랑 과자도 챙기고......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을 나서면서도 정말 소풍을 떠나는 것 같아 시은이뿐만 아니라 우리도 함께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우리의 소박한 소풍이 시작되었다.
시댁을 가면 늘 보게되는 풍경임에도 소풍이라 그런지 다 예뻐보이고 새로워 보이니 나참,,,,,,ㅋㅋ
도시락만 먹고가면 시은이가 소풍 기분을 못낼까봐 일부러 휴게소에 들러서 500원 넣고 탈 수 있는 작은 놀이기구도 2개나 태워주고 예쁘게 사진도 찍어주고... 국도로 빠져나와 나무 그늘 정자에 차를 세워놓고 준비해 간 도시락을 먹었다. 집에서 먹던 똑같은 반찬이랑 밥인데도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는지... 셋 다 밥이 부족할 정도로 꿀맛같은 점심을 먹었다. 얼려간 커피와 방울 토마토로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시은아빠가 시은이를 위해 표지판을 열심히 살피더니 '세계유산 고인돌 유적지'와' 주암댐'표지판을 발견하고는 가보잔다. 정말 별 거 없어서 기념으로 사진만 몇 장 찍었지만 그래도 시은이는 신났다. 이것도 소풍이니깐^^
평소 같으면 진주까지 고속도로로 오겠지만 아빠의 보너스~ 하동IC로 빠져나와 마산으로 향하던 중 너무 예쁜 바닷가 마을이 저 아래로 보이는 거였다. 이왕 둘러오는 길...잠시 내려갔다 오자고 해서 가게 된 '신노량 마을'......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저녁노을과 어우러지는 시골바닷가 마을의 평온함이 잊지 못할 소풍을 만들어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시은이에게 오늘 소풍이 어땠냐고 물었는데 시은이의 대답... "오늘 소풍이 너무 예뻤어" 하는 거였다. 즐거웠다는 말보다 예뻤다는 그 말이 우리를 너무 흐뭇하게 만들었고 행복하기까지 했다.
그냥 차 안에서 4-5시간 보내는 것으로 끝나 버릴 수 있었던 목적없던 오고감이 기분좋은 소풍이 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해서 더 예쁜 소풍을 다녀온 듯 하다. 이 행복함이 생명이에게도 잘 전달되었으리라~^^
난 참 행복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