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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을 준비하던 중이었다. 책을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어느 찬양사역자의 글이 눈에 뛰었다. ‘고지론(高地論)과 중심권 진입 이데올로기의 허구’ 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어느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쓴 글이었다. 대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학원에 재학 중 존경하던 어느 목사님께 많이 들었던 설교가 있다. 그때 노래운동을 했던 몇몇 동료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고지론’으로 불리던 설교였다.
- 이 세상의 중요한 영역은 이미 세속적 리더십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 영역을 탈환하는 것은 마치 전투에서 고지를 점령하는 것과 같다.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고지의 병력보다 수 배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 이 땅에 그리스도인들이 많지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고지를 점령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제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은 힘써 각 영역으로 진출하여 그리스도인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라. 그래서 대학시절은 중요하며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라. 목회자나 선교사로 헌신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은사를 따라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
너무도 당연하고 기독교 세계관적으로도 건강무쌍한 말씀이셨다. 이러한 내용의 설교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북미유학생수련회 등에서도 여러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도전을 주었으며 차세대의 분야별 리더십들을 길러내는 데에 필시 유익했으리라.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자주 속는다.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쓰려고 ‘고지론’을 들먹일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자성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월요일 아침 학기말 시험을 앞둔 대학부 후배에게 리더나 선배들이 성경공부와 성가연습을 권하기가 쑥스러워진 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또 하나 교회 안의 기성세대들의 바람 역시 이와 유사하다. 각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지위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교회를 위해 기여도 할 수 있고 선교사업에 힘쓸 수도 있고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빈정거림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 역시 사회의 중심권에 진입하여야 한다는 당위를 가지고 있다. 대학입시의 성공을 위한 특별기도회, 각종 승진에 따른 감사헌금 등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대한 암묵적 동의하에 이루어지는 신앙의 행태들이다. 하지만 이 역시 사회 안에서 적절한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신앙적으로 합리화하고 미화하기 위한 논리이거나 상대적인 상실감과 박탈감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정서의 신앙적 표현일 때가 더 많다. 우리 모두는 안다 특출한 능력이나 부모의 도움 없이 이 사회의 중류층의 지위와 중산층의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바득바득 애써야 하는지, 그리고 남을 돕고 이웃에게 베푼다는 가치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사치스러운 선택으로 놀림을 받는지 말이다. -중략-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물음을 놓고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까지 나의 삶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향력들을 그렇게 크게 드러내지 못하고 살아 왔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특히 요즘 들어 많은 지체들로부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들어왔다. 현재 내가 처해 있는 상황으로서는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없지만 여러 지체들과 같이 생각해 보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글을 쓰려한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무심코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전부는 아니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마 고지(?)에 오르고 있지 못하는 나를 합리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위에 있는 글이 우리 한국교회의 젊은 청년들이 처해 있는 상황들을 잘 지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관점이 아닌 자신의 야망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고지에 오르려고 하지 않는지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모두가 느낄 것이다. 우리가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관점이 아닌 인간의 관점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을.....그리고 그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많다. 교회 또는 어떤 공동체중에서 ‘헌신’이라는 것을 놓고 많은 무리들이 고민하고 있다. 어떤 모임에 헌신하고 섬김의 자세가 되려면 많은 부분들에 손해를 보아야 한다. 시간, 물질, 정열, ■■■ IMF라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 크리스챤들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다. 고지에 올라서면 낮은 곳에 있는 것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보아오고 있다. 고지에 오르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확고한 기도교적인 가치관이 서있지 않고서는 아무리 고지에 올라도 영향력을 줄 수 없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절하, 김현철 청문회와 고급 옷 로비사건 청문회에서 보여준 한국교회와 하나님 권위의 실추는 ‘고지론’에 대한 반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 세워진 장로, 권사의 위치에서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맹세한다”라는 말을 밥먹듯이 해놓고 나중에는 위증으로 판명 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고지에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바로서는 것. 신앙의 기초를 바로 세우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그렇지만 또한 ‘고지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이론일 것이다. 솔직하게 우리 기독교가 이 사회에서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적인 예로 요즘 전국에서 단군신상건립 반대를 위한 여러 가지 모임과 집회, 기도회를 가졌지만 매스컴에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기독교에 불리한 입장을 취하였다. 우리 사회의 중심부에 있는 크리스챤들의 좋지 못한 모습들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를 향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종교다원주의가 대두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철저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젊은 크리스챤들이 비젼을 세우고 사회의 중심부로 진출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실력을 길러야 하고 남다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시절에 내가 생각한 그리스도인의 영향력도 바로 ‘고지론’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여려가지 시험(TOEIC, 국가자격증)이 주일에 행해지는 것을 보고 “그리스도인들의 영향력이 왜 이렇게 없을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물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만으로 이러한 일들이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뚜렷한 기독교적 세계관과 철저한 준비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또한 부정한 방법이 아닌 올바른 물질관을 가지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돈을 많이 벌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아름답게 쓴다면 고지론은 꼭 필요한 것이다. 헌신을 핑개(?)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내 자신 또한 하나님 앞에 부끄럽다. 생각들만 가지고 노력하지 않았기에...
여기서 나는 잠깐 딜레마(dilemma)에 빠지고 말았다. 누구에게나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위의 글을 쓴 사람의 말처럼 특출한 능력이나 부모의 도움 없이 이 사회의 중류층의 지위와 중산층의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고지로 나아가서 사회를 변화 시켜야한다. 그렇지만 고지로 나아가는 것만으로 끝은 아니다. 고지론의 역기능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의 낮은 곳에서는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는가? 우리의 많은 믿음은 선진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복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지금까지도 영향력들을 끼치고 있다. 자기의 꿈을 위해서 신앙을 져버린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져버린 신앙은 높은 곳에 올라가서도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주님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경건의 생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며 예수님께서 섬김의 본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듯이 주위 지체들을 돌아보아야 한다. 복음을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
우리는 이제 인간적인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달란트들이 따로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따로 있다. 열정이 있어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선교사가 되는 사람이 있다. 또한 자신의 직장속에서 선교적인 삶을 살며 평범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모두가 높아 질 수는 없고 모두가 가장 낮은 곳에서 테레사 수녀처럼 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끼쳐 온 믿음의 선진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예수그리스도를 위해 희생의 사역을 자청하였기에 가장 낮은 곳에서도 강력한 영향력들을 끼치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와 보자. 몇 주전 강도사님의 사정으로 토요성경공부를 쉰 적이 있다. 그 때 6명의 지체들이 나와서 같이 찬양하고 서로의 삶들을 나누던 중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각자의 직장에서,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술자리를 접하게 될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지체도 있었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지체도 있었다. 그렇지만 결론은 그것이었다. “나는 믿는 사람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 라고 해놓고 직장생활 속에서 모범이 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행동한다면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은 떨어질 것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희생하며 복음을 전하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이 정말로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신앙의 기초를 다시 쌓아야 할 것 같다. 그 방법들은 많겠지만 그 기초들을 우리 청년회 모임 중에서 쌓아 갔으면 한다. 요즘 토요 성경모임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말씀을 붙잡고 같이 고민하며 서로에게 도전을 주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한다. 시간적으로 어렵겠지만 많은 무리들이 참석했으면 좋겠다.
가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때때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상큼함을 더해준다. 풍요의 계절이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탈피하여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은 어떨른지, 하나님의 주신는 풍성한 은혜를 누리기를 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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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롬~
난! 자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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