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세의 일기
드디어 나도 딸딸이 클럽에 가입했다.
정주일 목사님의 축하메세지...
"딸딸이 클럽 회원이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푸하하...
이제 아들 낳아서 축구하려는 꿈은 물건너 갔다. ㅋㅋㅋ
교회 갔더니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다들 한마디씩 한다.
어떤 사람들은 딸 셋인 만철이네랑 너무 놀아서 또 딸을 낳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에게 아들 낳는 방법을 물어보지 그랬냐고 하고, 어떤 사람은 딸딸이 아빠, 딸기 아빠라고 놀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첫째가 딸이면 둘째도 딸이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딸 둘이면 비행기 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딸이 아들보다 낫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들 낳을 때까지 계속 낳으라고도 하고...정말 여러가지 축하의 메세지를 전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여전히 아들을 낳아야 좋은가 보다. 아들 낳았냐고 먼저 물어 본다. 딸 낳았다고 그러면 축하한다며 어색한 웃음...ㅋㅋㅋㅋ
은세를 낳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더니 순산했다고 너무 기뻐하셨다.
그러고는 대뜸 한마디 하신다.
"시은이 엄마한테 서운한 기색 하지 마라. 딸이면 어떻고 아들이면 어떻냐? 잘 키우면 되지..."
난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시은 엄마를 생각해서 그러시는가보다. 어머니께서 말은 저렇게 하시지만 둘째는 아마 아들을 바라셨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니의 말이 맞는 말이지만 너무 상투적인 말이기도 하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인데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떠랴.
근데 왠지 저런 말을 들으면 아들 못 낳은 걸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본인들은 괜찮은데 말이다.
나도 가부장적인 문화에서 자란 것을 부인하지 않을수 없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는 아들 낳았으면 하는 바램이 강했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시은이를 키우다 보니 딸 키우는 재미가 남달랐다.
은세를 임신했을 때, 또 딸이라도 괜찮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솔직히 아들에 대한 미련이 조금은 남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몇개월이 지나고 병원에서 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좀 섭섭하긴 했지만 바로 마음을 접었다. ㅋㅋㅋ
우리에겐 딸 키우는게 맞나 보다.
시은 엄마는 이미 딸 낳으려고 맘 먹고 있었다. 딸이 좋은가 보다.
자기는 아들 낳았으면 못 키웠을 거라고 그런다.
하긴 가끔씩 또래 머스마 애들 노는걸 보면 딸 낳은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머스마들은 움직임 부터가 틀리다. 시은 엄마가 감당이 안되긴 하겠다.
또 내 성질에 말 안들으면 맨날 맴매만 할지 모르겠다. ㅋㅋㅋ
하나님이 주신 두 딸, 감사하며 잘 키워야겠다.
두 아이의 이름에 모두 들어 있는 하나님의 은혜(恩)로 말이다.
be strong in the grace...(딤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