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이 길을 꼭 가보고 싶다. 시은맘과 시은이, 생명이가 따라올줄은 모르겠지만....ㅋㅋㅋ
그리스도 탄생 이후 첫 1천 년 동안 세 개의 신성한 순례길이 존재했다. 첫 번째는 로마에 있는 성 베드로의 무덤으로 가는 길, 두 번째는 예루살렘 예수의 성묘로 향하는 길, 그리고 그 마지막은 이베리아 반도(스페인)에 묻힌 사도 야고보의 성 유골에 이르는 길이다.
이 마지막 길을 스페인에선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로 가는 길)’라고 한다. 이 길은 여러 가지 추측과 문서들로 실재했음을 알 수 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후 성 야고보와 성모 마리아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곳을 지나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이 길에는 크고 작은 교회들과 성지들이 생겨났다. 그리하여 이 길을 걷는 사람을 ‘페레그리노(Peregrino 순례자)’라고 불렀고 길의 상징은 ‘콘차(Concha 가리비 껍데기)’였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현재 유럽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코스 중 하나다. 이 길 순례는 처음 종교적인 이유로 시작했지만 근래에는 역사 탐방, 휴양지, 새로운 스포츠 개념등으로 많은 유럽인들은 물론 최근엔 한국인들에게도 각광받고 있는데, 지난 6월 대한항공의 마드리드 복항 이후 그 참여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 근처에 있는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시작해 총 774킬로미터의 길을 걸어가 도착하는 곳은 바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이다.
그 길을 걸어가면서 스페인 북부지방의 많은 도시들을 지나치게 된다. 이 길을 순례하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걸어서 하는 순례다. 이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국토 대장정 같은 것인데, 그 먼 길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두 다리로 걷는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지만, 처음 하는 사람 또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두 번째는 자전거를 타고 하는 순례다. 이 방법은 네덜란드에서 시작해 프랑스를 지나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코스인데 한국에서 오는 순례자들에겐 그리 쉽지 않다.
세 번째는 말을 타고 하는 순례다. 많은 경비와 위험 부담 때문에 이 또한 한국에서 오는 순례자들에겐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만 된다면 한번쯤 해볼 만하다.
이 순례 중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숙박과 식사다. 알베르게(Albergue 호텔의 효시)라는 시설을 무료 또는 아주 적은 금액으로 이용하려면 ‘순례자 신분증(Credencial)’이란 게 필요하다. 이 신분증은 각 도시마다 있는 사무실에서 무료로 제공하는데, 30분 가량의 강의를 들어야 된다. 이를 가지면 무료에서부터 하루 1만 원 이하로 숙박을 해결할 수 있다. 각 숙소에는 공용이긴 하지만 주방까지 배치돼 있어 요리도 직접 해먹을 수 있다. 또 이 신분증이 있으면 순례 도중 질병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모든 걸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가는 지역마다 이 신분증에 도장을 모으면 목적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순례 증서를 제공한다. 이 순례 증서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걸었다는 라틴어 증명서다.
이 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킬로미터 이상을 걸어야 하고, 자전거나 말을 타고 하는 순례의 경우 최소 200킬로미터 이상을 달려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순례자라면 산티아고로부터 200킬로미터 전인 폰페라다 지방이나 100킬로미터 전인 사리아를 추천하고 싶다. 폰페라다부터 순례를 시작하는 경우 대략 일주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순례 길에서의 걱정은 가는 도중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나가는 길 500미터 가량마다 가리비 껍데기가 붙어있는 비석이나 노란 화살표가 길을 잃지 않게 인도해 주며,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안심시켜 주지만 그래도 피곤하면 이를 놓쳐 헤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스페인 사람들은 카미노(Camino, 길)를 인생에 빗대어 말한다. 길에서 얻는 모든 교훈들은 인생에서 배우는 교훈이라고 생각해 몸과 마음이 고생스럽지만 한 번 산티아고에 도달하는 이는 이 길의 유혹에 매료돼 다시 찾게 된다.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 지금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 새로운 세계를 알아내고 싶은 이, 항상 똑같은 여행으로 지루했던 이, 어려운 상황에서 참된 우정을 만들고 싶은 이, 하나님의 말씀과 참뜻을 듣고자 하는 이, 어린 아이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갖게 해주고 싶은 부모, 그 모든 이들이 인생에서 한번쯤 와봐야 하는 곳,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그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문광빈 / 스페인 마드리드 원더풀 투어 대표>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