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글의 일기
시은이는 아빠나 엄마, 은세에게 자주 편지를 적어서 준다.
어떤 때는 공책에 적어서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작은 쪽지에 적어서 주기도 한다.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아빠, 여기있어요. 아직 읽지 마세요." 그리고 엄마, 은세에게 나누어 준다.
내용은 매번 다르지만 주로 사랑한다는 내용이 많다.
딸의 작은 사랑고백이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것도 있지만 받으면 그냥 좋다.
그것이 바로 편지의 매력인가 보다.
아직 글을 모르는 은세에게도 편지를 준다. 밑에 내용을 보면 너무 귀엽고 이쁘다.
'언제나 하나님께 감사드리자"는 내용이 감동을 더해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편지를 몇번이나 썼을까?
생각해 보니 손에 꼽을 정도다. 그리고 스스로 편지를 적어서 드린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5살 짜리의 편지를 받아도 이렇게 기쁜데...
그러고보니 난 딸에게 특별 서비스를 받고 있는 듯...
아버지,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결혼 전, 난 아내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다.
아내에게 받은것 보다 내가 보낸게 더 많다.
가끔씩 모아 놓은 편지를 읽어보면 닭살이 돋고 유치하지만 너무 재미있다.
시은맘은 편지를 보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그러면 꼭 나오는 말... 요즘은 편지쪼가리 하나 써주지 않는다며 핀잔을 준다.
결혼전에는 그렇게 많이 쓰던 편지가 요즘은 왜 안 써질까?
그때 쓴 볼펜이 없어졌나? ^^*
난 아직 표현하는 것에 서툰가 보다.
가장 가까운 부모님이나 아내에게는 더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딸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많이 사랑표현을 한다.
자기 아이에겐 모든게 예외가 되나 보다.
"여보, 기대해봐."
언제 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