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다. 주의 은혜다.
어머니에게 별 이상이 없어서....
좋지 않은 마음으로 고향에 갔지만 좋은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번주 주일 밤, 마음 속에 많은 근심을 안고 고향으로 향했다.
어머니 몸에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갔다. 담당의사는 나이가 있으니까 일단 입원을 해서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병실에 들어서자 이미 두명의 환자가 병실에 있었고 문병을 온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근데 거기 있는 사람들의 말투를 들어보니 여기 사람들이 아닌 것 같았다. 아내는 귓속말로 중국에서 온 사람들 같다고 했다. 그런데 난 왠지 북한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차림도 아직까지 좀 어색한 것 같기도 하고....
요즘 탈북자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있게 여러 기사들을 접했는데 잘 됐다 싶었다.
문병 온 사람들이 다 가고 나서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그분에게 말을 걸었다. 다행히 그분은 편하게 내 말을 받아주었다. 이야기가 순조롭게 진했되었다.
그분은 역시 내가 생각한대로 탈북자였다. 그분에 말에 의하면 97년 98년에 대량의 탈북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북한에선 그때까지만 해도 남한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아니, 남한 자체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었다고 한다. 그냥 중국으로 가면 잘 살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브로커를 통해서 자기 키가 넘는 두만강을 한낮에 건넜다고 했다. 중국에선 신분증이 없어서 조마조마하게 살았지만 북한보다 좋다는 생각에 5년 동안을 더 살았단다. 그러다가 남한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었고 다시 브로커를 통해서 남한으로 왔다고 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두리하나 선교회 같은 우리 기독교 선교단체들이 탈북자 문제에 많이 관여하고 있는데 브로커들은 탈북자들의 정착금 중에 뒷돈을 받기로 하고 한국으로 데려다줘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브로커들 때문에 우리 선교사들인 같이 욕을 먹고 있다고도 한다.
중국에 있을 때까지는 교회를 몰랐는데 여기에 들어오고 나서 먼저 탈북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 교회에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잘 정착을 해서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것 같았다.
오랜 시간 동안 대화 모두들 기록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분의 고백을 들을수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여기로 오게 되기까지 하나님께서 모든 길은 인도해 주셨고 보호해 주셨다"라는 고백이었다.
이분 같은 경우에는 다행히 잘 정착되어서 살고있지만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처음에는 많은 신경을 써주는 교회에 고마워서 일정기간 교회를 나오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수십년간 교육받아온 주체사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교회 성도들에게 잘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정부에서 주는 정착금으로 과연 그들이 잘 정착 할수 있을까? 이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도 바뀌어야겠고 한국교회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 후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쪽 부문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지금 탈북자를 교육해서 통일이 된 다음에는 이들을 북한사람들의 리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 있지만 눈을 들어 멀리 그리고 넒게 바라봐야 하겠다. 북한땅을 위한 많은 고민과 기도가 필요한 것 같다.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