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와 3S’라는 표현이 있다. 훌륭한 선수와 승리의 조건을 압축한 약칭이다. 3B가 우수한 선수의 조건이라면 3S는 승리하기 위해 팀과 개인에 요구되는 요소다.
3B는 브레인(Brain) 보디 밸런스(Body Balance) 볼 컨트롤(Ball Control)을 뜻한다. 축구를 가리켜 발이 아닌 머리로 하는 운동이라고 한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과 전술 이해력이 전제돼야 만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보디 밸런스는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이다. 단순히 체구의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체와 하체의 균형적인 발달, 지속적인 훈련을 통한 신체 리듬과 체력의 확보가 중요하다. 구기 종목인 축구에서 볼 컨트롤 능력은 새삼 적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3B 능력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선수의 경쟁력을 판단하게 된다. 모두를 다 가지고 있는 선수를 최고라 칭할 수 있겠고 시각에 따라 지목 대상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역사적으로 살피면 브레인적 요소는 토털사커의 원조격인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 보디 밸런스는 아르헨티나 불세출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 볼 컨트롤 능력은 20세기 축구황제 브라질의 펠레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3S는 스피드(Speed) 스태미나(Stamina) 스피리츠(Spirits)를 말한다. 스피드는 개인의 주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판단의 속도와 팀플레이의 스피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경기 운영 측면의 3S라는 점에서 후자의 스피드가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패스 방향 선택과 공의 스피드, 빈 공간을 치고 들어가는 공간 스피드, 공수의 전환 속도 등 팀플레이 측면에서의 빠르기가 보다 요구되는 현대축구다. 이는 개인의 능력을 넘어 선수단 전체의 숙달된 반복훈련과 조직력이 밑바탕 돼야 가능한 팀 전술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스태미나는 개인이 지닌 체력을 90분 동안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나눠 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개인의 체력 훈련과 강화가 기초돼야 하겠지만 현재적 선수들의 체력을 효과적으로 분배하고 극대화하는 전술 채택이 중요하다. 따라서 스태미나는 개인이 아닌 팀의 문제이며 절대가 아닌 상대 평가다. 스태미나의 평가에 있어 벤치의 용병술과 전술 운용 능력이 중요시 되는 이유다.
스피리츠는 말 그대로 정신력이다. 이는 단순히 이를 악물고 뛰는, 한국축구가 이전 강조했던 헝그리 정신의 표현이 아니다. 역경을 극복하려는 개인의 노력과 투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단념하지 않는 자세, 강한 상대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투쟁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패배를 딛고 일어서는 정신 회복력(Mental recovery) 등이 핵심이다.
“난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지 못했다고 나무라지 않는다. 진정 화를 낼 때는 공격수가 골을 넣지 못했다고 해서 더 이상 슈팅을 시도하지 않는 경우다”라고 말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특별히 주목한 대목이 도전정신과 정신 회복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신력은 나머지 3B와 2S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 SBS 축구해설위원 박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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