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은의 일기
요즘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얼마나 놀랬던지..
처형 집에서 식사하러 오라는 요청을 받고 가겠다는 대답은 해놨는데 막상 가려고 하니 움직이기가 싫어졌다.
시은엄마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그렇지만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식사를 마치고 이래저래 놀다보니 밤 11시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시은 엄마가 대뜸 고속도로로 가자고 했다.
처형집에서 마산으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주로 우린 창원 북면 쪽의 국도를 이용한다.
평상시 같았으면 시은엄마의 말을 무시하고 익숙하고 빠른 국도를 이용했을텐데 이상하게 고속도로 방향으로 핸들을 꺽고 싶었다. 마산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진입하려면 부곡하와이가 있는 2차선 국도를 지나야 한다.
시은이랑 시은엄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한 커브길을 돌았는데 이상한 물체가 내눈에 띄였다. 순간 사람임을 감지했다. 어떤 사람이 큰대자로 1차선에 누워 있었다.
거리는 이미 가까워져 있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백밀러를 보자마자 급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사정없이 돌렸다.
다행히 사람을 치지는 않았다. 따라오는 차가 없어서 망정이지...휴~ 얼마나 놀랬던지...
내가 운전을 시작하고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아내는 너무 놀라서 생명이 낳을뻔했다. 너무 놀라서 말을 못했다.
시은이는 가만히 보더니 담담하게 그런다.
"아빠, 근데 왜 저 아저씨 저기 누워 있어?"
너무 놀라서 시은이 말에 웃을 틈도 없었다.
119에 처음으로 전화를 해봤다.
주변을 살펴보니 불이 켜져있는 식당이 하나 있었다. 식당에 가서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
처음엔 이 사람이 뺑소니 사고를 당해서 누워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서 확인해보니 가까운 동네에 사는 취객이었다.
경찰과 119가 도착해서 사고는 수습되었다.
옆에 있던 분이 나에게 한마디 하셨다.
"아저씨, 정말 좋은 일 하셨습니다. 아저씨 아니였으면 이사람 이미 죽었습니다. 목숨 하나 살렸네요."
그도 그럴 것이 커브길 바로 앞이라서 브레이크 잡을 틈이 없다.
그때 난 70~80km/h 정도를 달리고 있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100km/h정도 달렸을 것이다. 만약 100km/h로 달렸다면 난 그사 람을 치었줄 모른다. 만약 내가 그 길로 가지 않았어도 다른 차에 의해서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시은엄마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만약 사고가 나서 그 사람이 죽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아찔했다. 이미 구속되어서 감옥에 가 있을수도...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이미 우린 위험한 모험을 하는 줄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천천히 다니고 조심한다고 해도 차사고는 모를 일이다.
아찔하고 가슴을 쓰러내리는 경험이었지만 여러가지 감사의 제목들이 있었다.
한생명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우릴 거기로 인도하셨다는 생각에 너무나 감사했다.
처형집에 간 것도 그렇고 평소에 다니지 않던 길로 왔던 것도 그렇고...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 사람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있어서 복음을 전하지는 못했다.
혹시 다음날 전화가 오면 예수 믿으라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날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 둘째의 태명인 '생명'이라는 단어를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 "(마16:26)
한사람의 목숨이 천하보다 귀하다라고 했는데 그 영혼은 얼마나 더 귀할까?"
순간, 생명이라는 단어속에서 육적인 목숨보다 영적인 목숨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한영혼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1마리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해 99마리 양을 들에 두고 찾아 나서는 목자의 심정....
그 예수그리스도의 마음이 전해졌다.
하나님께서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 우리에게 뭔가를 보여주시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