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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 [영화]실화 바탕 '국가대표' 관객 500만 눈앞… 어디까지 사실일까?
 오예    | 2009·08·20 13:07 | HIT : 3,443 | VOTE : 233
"행운의 올림픽 출전? 실제론 실력으로 따내"

훈련환경 영화보다 더 열악 경기 장면 모두 평창서 찍어

입양아 주인공 제외하고 등장인물 사연 현실과 비슷

개봉 4주차를 맞은 '국가대표'의 뚝심이 대단하다. 18일 현재 관객 430만명을 끌어모은 이 영화는 1주 먼저 개봉한 '해운대'에 밀려 초반엔 주춤했으나 입 소문이 퍼지면서 상영 스크린 수가 오히려 늘고 있다. 현재 평일 하루 15만명씩 몰리는 관객 수는 곧 5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부터 허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용화 감독이 그 궁금증을 풀어줬다.

훈련 환경이 그렇게 열악했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스키를 신은 채 나무 높이 매달리거나 질주하는 승합차 지붕에서 중심을 잡는 훈련을 한다. 놀이공원의 플룸라이드(flume ride·좁은 물길에서 배 타는 놀이기구)에서도 활강 연습을 한다. 정확히는 이 모두가 각색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것보다 더 열악했다.

국내에 스키점프대가 하나도 없던 시절 실제 선수들은 스키를 신고 높은 나무 대신 3~4층 높이 강당의 천장에 매달려 중심을 잡는 훈련을 했다. 점프에 이은 비행 순간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얻기 위해서였다. 또 플룸라이드가 아니라 수영장의 대형 미끄럼틀에서 활강 연습을 했다. 리어카 모양의 탈것에 탄 채 질주하다가 점프하는 훈련은 실제와 같다. 김 감독은 "시속 90㎞로 달리는 승합차 지붕에 스키를 탄 채 중심 잡는 훈련은 내가 생각해낸 장면"이라며 "선수들도 '그렇게 훈련할 수도 있었겠다'며 웃었다"고 말했다.

선수들 사생활은 실제와 얼마나 닮았나

김 감독은 "입양아 출신 차헌태(하정우)를 빼고는 실제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키점프 선수로는 기본 생활비조차 충당할 수 없었기에 직업이 무척 다양했고 또 험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선수 중엔 나이트클럽 웨이터가 아니라 호객꾼(속칭 삐끼)을 했던 사람도 있고 고깃집 아들도 있다. 곰 인형 쓰고 홍보하는 아르바이트, 인형 눈 달기 부업도 실제 선수들의 경험담이다. 약간 모자란 듯한 중3짜리 후보선수 강봉구(이재응) 캐릭터는 최용직(27) 선수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김 감독은 "최 선수는 남들과 늘 관점이 다르고 혼잣말도 많이 하는 '4차원'이었다"고 했다.

하정우 캐릭터는 각각 입양아 출신인 미국 스키선수 토비 도슨(한국명 김수철)과 네덜란드 카레이서 리카르도 브루인스(한국명 최명길)의 스토리를 혼합해 만들었다.

경기 장면은 어디까지 실제로 촬영했나

선수들이 점프하는 모든 장면은 강원도 평창의 스키점프장에서 찍었다. 외국 경기장 장면 중 독일 오버스트도르프 월드컵은 실제 현지에서 2년간 세 차례에 걸쳐 촬영했다. 사실 이곳에서는 경기 장면보다 외국인 관중들의 응원 모습 위주로 찍었다. 이 장면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과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장면에도 합성해서 썼다. 나가노 올림픽의 경우 평창에서 국내 엑스트라 150명을 동원해 찍고 나머지 관객은 합성해 '관객 5만명' 시나리오에 맞췄다. 나가노와 솔트레이크 경기장 전경은 평창 경기장을 기반해 새로 디자인한 것으로 현실엔 없는 경기장이다.

선수들의 점프 장면은 모두 평창에서 배우들과 선수들이 직접 뛰면서 찍었다. 한국 대표선수들을 비롯, 독일·오스트리아·일본 선수들도 촬영장에 초청됐다. 배우들은 몸에 와이어를 묶고 점프대 위에 서 있다가 출발하는 순간까지만 찍고, 활강 후 점프 장면은 국내외 선수들이 직접 뛰었다. 영화 속 점프 장면은 실제 선수들의 점프에 배우 얼굴을 합성한 것이다.

올림픽 출전은 행운이었나

영화 속 묘사처럼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스키점프팀이 구성된 것은 사실에 가깝지만 팀 구성 후 얼마 안 있어 세계대회 출전하는 장면은 스토리상 압축된 것이다. 실제 훈련기간은 3~4년이었다. 독일 월드컵에서 행운에 의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대표팀 성적이 좋지는 않았으나 독일 대회를 비롯한 여러 대회에서 누적된 점수로 출전자격을 따냈다. 김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해서 찍었지만 실제 선수들을 만나보니 현실이 영화보다 더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열악했다"고 말했다.

[한현우 기자 hw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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