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기간 중국 운남성의 곤명과 리장에 다녀왔다.
짧은 기간 강행군이었지만 특별한 은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의 땅 중국,
나에게 있어서 중국은 특별한 나라이다.
생소하지만 익숙하고 자유하려고 하지만 부담되는 나라...
아내는 고등부 시절, 전국 수련회에 가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마음에 품었다.
하나님께서 아내의 기도 가운데 중국에 대한 감동을 주셨고 꿈을 주셨다.
그 이후 아내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고 졸업후 고신대학교 선교언어학과에 편입을 하였다.
선교언어학과 졸업과 동시에 중국으로 가려고 준비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나가지 못했다.
사실, 나는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선교'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가 아내와 교제하기 시작했을 때는 영적으로 나를 추스르고 있는 단계였다.
군대 제대후 신앙적으로 방황하다가 대학부에 돌아와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어서 더 그런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비전과 결혼, 과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생뚱맞은 질문 같지만 어찌 보면 쉽고 어찌 보면 무지 어려운 문제다.
아내와 난 비전이 달랐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대로 가자는 결론을 내렸다.
시간이 흘러 아내가 졸업을 하게 되자 현실적인 문제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내는 중국으로 떠나야 하고 난 남아야 했다.
이 문제로 우리는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둘 사이에 공백기가 생겼다.
아무도 이런 우리의 상황을 이해 못할 것이다.
성격이 안 맞아서 혹은 싸워서 그랬다면 누구에게 하소연이나 하지...
난 그때 아내에게 아무 것도 해줄 말이 없었다.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러 간다는데 누가 감히 가지 말라고 이야기 할수 있을까?
기다릴테니 마음 편하게 다녀오라고 누가 자신있게 이야기 할수 있을까?
그런데 난 담담히 두번째 말을 아내에게 해줬다. 아마 100% 진심은 아니었을 것이다.
"난 기다릴테니 잘 다녀와"
그러고는 여러가지 문제로 결국 아내는 중국 땅을 밟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우리는 결혼을 했고 7년이 지나서 이번엔 아내가 아닌 내가 중국 땅을 밟게 되었다.
비행기 일정 때문에 좀 짧은 기간이었지만 부담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명절 때마다 자리를 비우게 되어서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앞섰다.
우리집 보물 시은이와 만삭이 된 아내를 뒤로 하고 떠나려니 마음도 썩 좋지는 않았다.
재정 문제도 부담이 되었다.
설상가상이라고 그랬던가...
출국 이틀 전에 마산기독축구선교회 평신도 대표팀 경기가 있었다. 안 뛰려고 했는데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뛰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역시나... 무릎을 심하게 다치고 말았다.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까 통증이 많이 느껴졌다.
밤새 얼음 찜질을 했는데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서서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이런 다리로 중국에 못 갈 것 같았다.
다음날 주장로님 병원에 갔다. 무릎 인대가 많이 늘어 났단다. 응급치료를 해주셨다.
치료후 여전히 다리는 불편했지만 통증은 많이 사라졌다. 주장로님은 나에게 있어 명의다.
저번 캄보디아 단기선교 때도 출국 전에 감기 몸살이 걸렸는데 주사 한방으로 해결해 주셨다.
여러가지로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하나님은 내가 중국 땅을 보기를 원하셨나보다.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순간 감사가 넘쳤다.
(다음에 계속....)
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