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가까이 홈스쿨을 하면서 우리 가정은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나누었다. 다시 교육을 한다해도 나는 이 길을 택할 것이다. 홈스쿨링. 지나고 나서 볼 때 이보다 더 좋은 교육은 지금 생각해봐도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홈스쿨을 해가면서 전혀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고민 중 하나는 홈스쿨링을 하면서 공교육, 대안학교 등에 대해 자연히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면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좋은 점을 사석에서 이야기하거나 강의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자연스럽게 공교육과 비교하면서 비판하는 입장을 갖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고민이 되는 것은 홈스쿨링이 하나님의 뜻이고 다른 교육은 하나님의 뜻이 아닌가? 홈스쿨링에는 장점만 있고 다른 교육은 단점만 있는가? 과연 이런 비판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가?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하셨다. 이러한 자세와 태도가 결국 홈스쿨링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을 야기한다.
최근에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학교 지도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홈스쿨링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고는 단도직입적으로 2가지를 비판적으로 말했다. 하나는 제대로 커리큘럼을 갖고 있지 않는 문제에 대해 말했고, 또 하나는 자신이 미국에 있었는데 많은 홈스쿨 가정들의 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순간 당황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국제학교가 얼마나 좋은지 특히 그러한 홈스쿨링의 단점을 잘 보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분의 대화스타일일 수도 있으나 한방 먹은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짧은 만남에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이 사건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그분이 아는 것은 충분한 정보나 이해없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극히 내 입장이긴 하다. 커리큘럼과 사회성에 관한 이분의 질문에 답을 하려면 그것만 가지고 칼럼을 몇 편 써야 할 것이다. 내 생각은 홈스쿨링이 제대로 된 커리큘럼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또한 사회성의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도 않다. 그러나 위험성은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은 홈스쿨링 뿐 아니라 모든 교육에 있어서도 유사한 문제점이 있기 마련이다.
여기서 폐쇄성을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홈스쿨만이 유일한 성경적 대안교육이라고 말하지 말자.
이것은 우리 홈스쿨 가정을 세상과 닫힌 폐쇄적인 자리로 나아가게 만든다. 홈스쿨도 교육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와 도우심으로 홈스쿨이라는 자리까지 왔고 그것을 통해 교육의 새로운 장을 보며 변화를 경험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만을 말하는 것이 좋다. 다른 교육을 지나치게 비판하지 말자. 이것의 경계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공교육과 다른 학교 교육에 관한 부분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기억하고 공부해야 한다.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려면 문을 닫고 소통이 없어서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시다. 하나님은 다양하게 일하신다. 그러나 우리는 홈스쿨링을 택한 것이다. 홈스쿨링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둘째, 홈스쿨에 대한 바른 이해와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라.
뿌리가 깊지 않으면 나무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리고 광풍이 불면 제일 먼저 뽑혀 날아가 버린다. 홈스쿨에 있어 중요한 것도 방법론보다 홈스쿨의 Spirit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홈스쿨링이 역사를 더해가면서 홈스쿨링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고민한다. 무엇이 진정한 홈스쿨링인가라는 것은 계속적인 숙제로 남을 것 같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지나면서 서로의 가정과 홈스쿨 단체들을 비판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홈스쿨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역사적 가치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홈스쿨 가정의 부모라면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최소한 일년에 한번정도는 꼭 다시 읽거나 정리를 해야 한다. 사람은 망각의 존재라 자꾸 잊어버린다. 성경을 매일 읽고 일년에 1독을 권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 있다. 홈스쿨의 성경적 이해와 역사적 가치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진화해가고 있는 다양한 홈스쿨과 미국 홈스쿨 그리고 한국적 홈스쿨에 대한 고민도 계속 공부해가야 한다. 이것은 개별 가정 입장에서 소화하기가 쉽지 않으나 노력해가야 한다.
다른 이들의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내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길은 내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명확히 확신하는 것이다.
셋째, 성경적 관점에서 다른 교육들이 주는 좋은 것을 얻으라.
폐쇄성을 넘어 개방적이 되라고 권면하고 싶다. 대통령만 소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소통이 필요하듯 홈스쿨에 있어서도 소통이 필요하다. 홈스쿨링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뿌리를 내렸다면 이제 다른 다양한 교육의 정보를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분별력을 갖고 그 내용들 중 성경적 관점에서 수용할 부분과 버릴 부분 그리고 회색지대처럼 보이는 부분 등을 판단해야 한다. 분별이 되면 어떻게 적용하고 어떤 부분은 보류해 둬야 할 지 생각해야 한다. 공교육 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르쳐주실 수 있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홈스쿨의 또 다른 장점이 아닌가!
한 때 홈스쿨링을 하면서 다른 모든 교육에 대해 닫고 폐쇄적인 모습을 띄곤 했다. 앞의 내용은 먼저 경험하면서 느낀 안타까움의 토로다. 많은 홈스쿨들이 이런 실수 없이 행복하고 개방적인 홈스쿨로 귀한 열매가 많이 맺히길 기도한다. 우리의 자녀들은 하나님이 소유이며 하나님이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모든 홈스쿨 가정을 축복하며
권창규(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 이사, 대구 좋은가족교회 담임목사)
출처:
http://khomeschool.com/
샬롬~
